티스토리 툴바

날아라 멀리 뛰어라, 그게 내 이름

 

"아직 사랑을 해본 적이... 없나 보군요?
카드점을 치던 정희는 고개를 저으며 부인했다.
"무슨 소리세요? 저 그 사람 사랑해요."
그러자 그녀가 다시 말했다.

"정말 누군가를 사랑하면 희생하는 법도 알아야해요.
손님 가게부 적듯이 사람을 만나고 있잖아요.
조금도 손해를 보지않고 감정을 저축하죠."

정희는 그녀의 말에 반박했다.

"헌신적인 여자는요, 헌신짝 처럼 버림받을 뿐이에요."

카드를 뒤집던 그녀가 말했다.
"손님 참 재미있는 사람이에요. 남자친구는 그런면을 좋아하고 있어요.
하지만 남자친구 놓치기 싫으면 자신을 변화시켜요."

그녀가 정희에게 말한것은 정희의 친구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런데 정희와 그와의 관계가 어떤지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정확한 진단을 내린건 과연 카드의 마력이었을까?

 
정희에게는 더 많이 사랑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있었다.
정희는 이렇게 생각했다.
자신이 누군가를 더 많이 사랑하면 상처를 더 받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항상 덜 많이 사랑하자.

하지만 그 안티사랑 바이러스는 상대방도 쉽게 전염시켰다.

사랑 앞에서 두려움을 놓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굴까?
아직 한번도 사랑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일까?
아니면 수많은 사랑과 시련으로 지쳐버려 진짜 사랑을 기다리는 사람일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tabby Trackback 0 Comment 2


나도 그도 불완전해 그게 우리들의 문제야

나는 그녀를 위로해주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이 다 불완전하다고 말하면, 상투적이거나 성의없다는 느낌을 줄것 같았다.
대신 나는 이렇게 말했다.

불완전한 사람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거라고.
어떤 사람들은 안정적인것을 우선으로 추구하지만
그것은 기껏해야 자기가 있던곳에 머무는것이다.
게다가 평생 한자리에 머무는것은 불가능하다.
불완전한 상태는 누구에게나 힘들지만 그런 상태에 있을때야 말로
과거를 돌아보게되고 미래를 열게된다.

새로운것은 언제나 불완전함속에서 출발했다.

어쩌면 말이야 세상이 완전하다면 곧 멸망하게 될지도 몰라.
완전하면 멈추게되고 그렇다면 존재할수 없을지도 모르니까.
사람도 그렇다고 생각해.
우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기위해 사는거야.

그녀는 미소를 짓더니 어깨를 으쓱해보이고는 신발을 신었다.
하얀 운동화에 작은 얼룩이 묻어있었다.
순백의 마음을 가진 그녀를 걱정하며 가는길을 바래다 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 담장위에 초승달이 걸려있었다.

익숙하지만 늘 새로운 달.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tabby Trackback 0 Comment 2


그사람이 날보고 환하게 웃었을때 날 좋아한다는 걸 알았어.
환한 빛을 보는 기분이었어. 다음순간에는 두려워졌어.
아직 어떻게해야할지 모르겠어.

차라리 도망가고 싶었다. 만일 또 다시 마음을 다치게 되면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걸 잘 알게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시간을 잘 견딜수 있을까 생각하면 할 수록 점점 자신이 없어졌다.

그녀는 사랑에 빠졌던 적이 있었다 오랜시간을 망설이고 망설이다가
결국에는 마음이 이끄는대로 하기로 결정 했었다.
결심을 하기까지 힘들었지만 사랑이 익어갈땐 행복했다.
하지만 영원한것은 없었다.

미로속에 살고있던 두려움이란 괴물이 사랑이라는 통로를 발견하고는
막 뛰쳐나오려는 참이였다. 겁에 질려 그녀는 항복했다. 그와 헤어졌다.
하지만 헤어진후에 이별이 시작되었다.
밥을 먹을때도 일을 할때에도 농담을 주고 받으며 왁자지껄 하게 웃을때에도
마음은 한구석에서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자신의 과거와 화해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다.
그녀 역시 긴 터널을 혼자 걷는 기분으로 살다가 어느순간 빛을 발견했다.
그것은 그래도 사랑을 했으니까, 내 마음에는 조금도 거짓이 없었으니까,
다 괜찮은거야. 라는 생각이었다. 그녀는 지쳐있던 자신을 칭찬해줬다.

바람이 귓가에 속삭여줬다.
이제다시 시작할 시간이라고.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tabby Trackback 0 Comment 4


사랑은 기술일까, 아니면 운명일까

그녀는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나는 쉽게 말할수 없었다.
30년 가까이 살아왔지만 여전히 사랑이 무엇인지 알수 없었으니까.
마치 내 발목에 매달린 그림자처럼 떨어지지 않지만 결코 잡히지 않는게 사랑이었으니까.

진심이겠지.
난 간신히 이렇게 대답했다.
그녀는 나보다 다섯살 어렸고, 요즘 사랑때문에 속앓이를 하는 중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가 지나온 어두운 터널들이 생각나곤 했다.
다시는 돌아보고싶지 않은 길

사랑의 기술을 완벽하게 마스터해서 사랑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수 있다면
우리 사랑은 너무 보잘것없는것이 되지 않을까
그러기엔 사랑이 너무 불쌍하다.
그리고 만일 사랑이 운명이라면 실패한 경험에서 아무것도 배울수 없을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아무것도 개선할수 없을것이고

그녀는 자신이 그에게 잘못한거 같지만
또 다시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해도 별 다른수가 없을거 같다고 말했다.
나는 그녀에게 너의 진심이 가르키는대로 했다면 후회할것이 없다고 말해주었다.
어쩔수 없었다는건 핑계가 아니라 최선을 다 했다는 뜻이라고
진심은 항상 전해지는건 아니니까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풍선이 터지고 커피가 식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tabby Trackback 0 Comment 0


"사람을 완전히 잊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얼마전 그 남자에게서 또 전화가 온 모양이었다.

"아직 그 사람 못잊었어?"
내가 조심스럽게 이렇게 묻자
그녀는 고개를 저으면서 대답했다.
"아니 난 그런게 아닌데, 그애는 아직 좀 많이 괴롭나봐"

그녀의 옛 남자친구는 나도 잘 아는 사람이었다.
우리 셋은 몇번인가 모임에서 만나적도 있었다.
그녀가 그를 사귀고 있었을때 그녀는 어딘가 좀 불안해 보였었다.

나는 두사람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내가 말할 수 없는 그런 문제였다.
나는 오래전부터 그녀를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 마음이 들어날까봐 두사람을 오히려 축복해주곤 했었다.

그녀는 남자친구와 다투면 날 찾아오곤 했었다.
내가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애써 밝은 표정을 짓고는
"고마워" 하고서 집으로 돌아가곤 했었다.

그때는 마음이 많이 아프진 않았다.
그냥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수 있어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그녀는 나를 찾아와 남자친구와 헤어진 이야기를 했고,
난 그녀의 아픔을 몇번이나 반복해서 같이 나누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사귀고 난 후에도 내 역할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오래된 습관처럼 모든걸 털어놓았고
나는 훌룡한 귀를 가진사람이나 현명한 조언자가 되어야했다.
하지만 그녀를 사귀게 되면서 또 많이 좋아하게 되면서
그럴때마다 가슴언저리에 아픔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도 난 그녀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가 없었다.
내가 힘들어 한다는 걸 알면 그녀가 더 이상 마음의 비밀을 털어놓지 않을테니까.

그녀에게서 멀어지는거보다 내가 아픈것이 더 낫다.




나는 바보같은 사랑은 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현명한 사랑이라는게 있기는 있는걸까.
일단 빠져들면 바보가 되어버리고 마니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tabby Trackback 0 Comment 2


문자로 보내더라 헤어지자고
이런 이별이 최악 아니야?
친구들이 그녀의 말을 듣더니 뭘 그런거 가지고 그러냐며 돌아가며 자기 이야기를 했다.

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메일로 들었는데 헤어지자는 말.

다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그게 좀 이해는 가. 사실 누군가에게 헤어지자는 말 하기 어렵잖니.
그러니까 문자나 전화나 메일이나 뭐 이런걸로 하는거지
물론 그 남자들이 잘했다는건 아니고 헤어지자는 얘기 꺼내는게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야.

또 다른 친구는 얘기했다.
난 이런적도 있어.
헤어지자는 말을 하면서 자기는 날 사귄적이 없다고 말하더라. 일년이나 만났었는데.

그때 순이가 자신이 겪은 최악의 이별에 대해 말했다.
그녀는 남자친구가 자신에게 헤어지자고 말할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가장 예쁜옷을 입고 자리에 나갔다고 한다.
남자친구가 말을 꺼내자 그녀는 쿨하게 "좋아 헤어져."하고 말했다고 한다.
마지막 저녁은 자신이 사겠다며 없는돈에 호기도 부렸다고 한다.
얼떨떨한 표정을 하고 있는 남자친구와 헤어져 길을 건넜는데
알고보니 무단횡단이었다는 것이다.

마침 교통경찰에게 들켜서 무단횡단으로 딱지를 뗏다고 했다.
남자친구는 길 건너편에서 경찰관아저씨에게 돈이 없다라고 사정하는 자신을 지켜보았다는 것이다. 순이는  그것이 가장 최악의 이별이었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듣자 몇명은 웃었고 한두명은 눈물을 훔쳤다.




그녀가 말했다가 끝나고 디줴유가 읽어준 라디오천국민들의 최악의 이별.
이씨 : 다른사람을 통해 들은것.
오씨 : 남자친구의 핸드폰으로 다른여자에게 이미 헤어진것이 아니냐고 들은것.
박씨 : 나 사랑해? 라고 물어보고 차임.

Posted by tabby Trackback 0 Comment 2


그게 쳣사랑이었어.
그땐 이별이 뭔지 몰랐어.
그래서 헤어지고 난 다음에 아무것도 할수 없었어.
이별을 견디느라 힘이 하나도 없었거든

잊고있던 아픔들이 떠올라 손끝이 얼음에 닿은것처럼 시려웠다.
얼마전에 매정하게 등을 보였던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다시 그를 만날수 있을까.

그녀의 친구는 그를 다시 만나라고 했다.
아직 둘 사이에는 풀어야할 감정이 있다고
그것을 다 풀어야 할때까지 사랑은 끝난게 아니라고
그녀는 친구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둘 사이에 이야기가 남아있는 한 사랑은 끝나지 않는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두려움이 앞섰다.
이젠 처음 만났던 그때와 달리 이별이 있다는걸 알고 있었다.
그것이 얼마나 괴로운것인지 이미 알고있다.
끝을 생각하면서도 끝이 없는것처럼 사랑할수 있을까
끝에 대한 망각이 행복일까
끝에 대한 망각이 사랑일까

그녀는 밤새 뒤척이다가 그가 보냈던 메일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게 그녀에게 이별을 고하기 전에 보냈떤 메일이었다.
내가 널 만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런 행복한 경험을 할수 있었겠니

그녀는 문득 깨달았다.
경험은 추억이 되고 그것은 메일함속에 기억속에 남기때문에
사랗을 잃는다고 해서 모든게 사라지는것은 아니다.
누군가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이 사랑의 의미다.

사랑하자.
힘이 닿을때까지
새로운 힘이 생길때까지

 

Posted by tabby Trackback 0 Comment 0


너.. 어른이.. 되려는거니..?

그는 우유를 마시면서 그녀를 쳐다봤다.
난 아직 우유를 마시는데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그는 밴드생활을 포기하고 그냥 취직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가 불행해질까봐 두려웠다.

그녀는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이 늙지 않는 비결이라고 어느 책에선가 읽었다.
아직 20대 초반이지만 자신이 나이드는게 싫었다.
나이든다는건 가난해지는것이다.
단지 불편해지는것이 아니라 초라해지는것이라고 생각했다.

때로는 나이드는걸 간절히 바랄때도 있었다.
나이가 훨씬 더 많이 들면 지금 처럼 다리딛고 있는 곳과
눈이 향해 있는곳이 달라서 밤새 뒤척이는 일은 없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20년째 안개속이었다. 젊다는것 때문이니라.

그런데 며칠전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너 내 나이되도 다 똑같다.
스물일때나 오십일때나 모르는건 하나도 다 모르고 항상 똑같은걸로 고민해
뭐 그렇게 그게 다른줄 아니 원래 사는게 다 그런거야
나이들면 기운도 없는데 고민까지 하니까 힘만 더 빠져
너도 한번 늙어봐.

그가 그녀에게 취직을 한뒤에도 주말에는 밴드를 할수있다고 했다.
선술집 라이브에도 서고 손님들이 주는 맥주도 마시고
주중에는 지루해도 주말이 있으니까 그럭저럭 행복할거라고
그녀는 그의 말을 들으며 그럴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어른이 되는것도 나쁘진 않을거라고.

엄마 말처럼 평생 똑같은 고민을 한다면 젋든 나이가 들든 언제나 젋은거라고.
 

우리는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기위해 산다.


 

Posted by tabby Trackback 0 Comment 0


어디까지가 사랑이고 어디까지가 집착일까

그녀는 얼마전에 남자친구가 생겼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자신을 연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그런 느낌이 든다는것이었다.

이상하지 만날땐 즐거운데 헤어지고나면 더 외로워
그래서 일주일내내 그 사람 만나는 시간만 기다리게 되더라고
난 이렇게 누군가에게 매달리는 심정으로 만나는거 싫거든
내가 한심하게 느껴져서

그녀의 자학은 자존감과 열정사이에서 싸우고 있었다.
여자의 낮은 자존감은 나쁜남자를 끌어들인다.
자신을 힘들게하는 대상만 만나게 된다.
어쩌면 그건 자신을 스스로 벌하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나쁜남자에게 휘둘릴때야 비로소 자신이 사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녀도 몇번의 연애경험을 통해 어떤사람이 나쁜 남자인지 알게되었다.
나쁜남자는 집착하게 만들어 그게 그들의 공통점이야.하고 그녀가 말했다.

그녀가 마음먹고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불만을 말하면
그는 다른쪽으로 화제를 돌린다는 것이었다.
그러고나면 그녀는 더욱 허전한 느낌이 들어서 그가 떠날까봐 불안해지곤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도산공원뒤의 어떤 카페에서 우연히 남자친구를 보게되었다.
그는 등을 돌리고 앉아있었고 낯선여자와 함께 앉아있었다.
그녀는 그에게 보이지 않는 자리로 가서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집근처에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다음부터 남자친구와 연락을 끊어버렸다고 했다.

그 일은 내가 오해한것일수도 있지만
자꾸 의심하게 되는거, 그게 스스로 비참하단 생각이 들었어.
그 사람 만나면 계속 그럴거 같애
나보다 더 소중한건 없잖니

나를 지켜야 착한사람이 온다.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그녀가 말했다.'
2008년 8월 29일

Posted by tabby Trackback 0 Comment 0


휴대전화로 이상한 전화가 걸려와.
내가 받으면 아무말도 안하는거야.
그리고 한참있다가 뚝 끊어져.

난 처음에 그녀에게 "누가 널 좋아하나보지." 하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게 아니라 자신에게 나쁜의도로 전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종의 협박같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일도 있을 수 있으니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점점 더 불안해했다.

한 달쯤 후에 그녀는 그 전화의 특징을 알았다고 말했다.
휴대전화에 찍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면 계속 받지 않는다고 했다.
아마도 공중전화인거 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나와 만난 다음날이면 꼭 그런전화가 걸려온다고 했다.
난 그녀의 불안감의 근원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지만 사실대로 말할순 없었다.

그녀는 내게 다른여자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전화를 건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라고 점점 확신하게 됐다.
그녀가 나에게 사실여부를 물었을때 난 지연이와는 오래전에 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날 내가 그녀의 차를 운전해주고 있을때 갑자기 지연이가 나타났다.
나는 잠시 멍한 기분으로 운전을 하다가 그녀에게 혼자 집에 가라고 말하고
주차장앞에서 팔짱을 낀채 우리를 노려보고 있던 지연에게 갔다.

그녀는 왜 다른여자 차를 운전해 주냐 라고 물었다.
나는 적당히 핑계를 둘러댔다.
그리고 지연과는 다 끝났다고 집에가고 있는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그 일 이후 나는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잃게 되었다.

비밀은 없다.
새나가는데 시간이 걸릴 뿐이다.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그녀가 말했다.'
2008년 8월 29일

Posted by tabby Trackback 0 Comment 0


"내가 좋아했던 Y말이야. 나한테 데이트신청했어."
"그래서?"
하고 나는 그녀의 다음말을 기다렸다.

"내가 가고싶었던 식당에 예약을 해뒀더라고
 우리 스테이크먹고 와인마셨거든
 그런데 그 사람이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시키는거야."

그녀가 뒤이어 해준 이야기는 더 흥미진진했다.

"아이스크림 안에 반지가 있었어
 다행히 나는 우디알렌의 영화에 나왔던 장면처럼 반지를 삼키지않고 잘 골라냈거든
 그리고 그 사람이 나한테 프로포즈했어."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근데 왜 얼굴이 그모양이야? 지금쯤 광채를 뿜어내고 있어야하는거 아니야?"

그러자 그녀는 말했다.
"깨어나 보니까 꿈이더라고. 진짜 궁상스럽지."

궁상스러웠다. 솔직히.
나는 그녀에게 집근처에 있는 클럽에라도 가자고 했다.
그녀는 옷을 주섬주섬 입더니 마지못해 따라나왔다.

"저 중에서 한번 골라봐바. 니가 마음에 드는 사람찍으면 내가 말 한 번 걸어볼께."
내가 이렇게 제안했음에도 그녀는 테이블에 고개를 떨어트리고
"......나는 Y가 좋아." 하고 말했다.

그래서 난 두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Y를 완전히 잊던가, 사랑으로 그를 감동시키라고
그녀는 두가지 모두 자신이 없다며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

사랑이 어디 쉬운일인가
사랑도 일처럼 노력해야 보상된다.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그녀가 말했다.'
2008년 8월 29일

Posted by tabby Trackback 0 Comment 0

"아니야. 우린 그냥 친구사이일 뿐이야."

그녀의 친구인 미정이는 그녀에게 물었다.
"일주일에 두세번은 만나면서 그게 데이트가 아니라는거야?"

그녀는 이성적인 관계는 아니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야 말도 안돼 T가 널 좋아한다는거 알지 너 너무 잔인한거 아니니?"

미정이가 그녀에게 다그치자 그녀는 의자에 몸을 더 깊숙히 파묻었다.
"나도 알어. 하지만 사귈순 없어."

미정이가 보기엔 그녀와 T는 연인같은 사이였다.
단지 T의 고백을 그녀가 번번히 뿌리치고 있다는 점만 제외하곤.
어떻게보면 그녀가 T의 순정을 이용하는것 같기도 했다.
T는 그녀를 몇년이나 짝사랑해왔고, 그 사실은 주변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었다.
물론 그녀도 포함해서.
 
한번은 그녀가 무심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T의 마음을 받아들이면 결국 T는 날 떠나게 될걸. 남자들이란 다 그렇잖아.
 내가 마음을 받아주지 않으니까 애가 타는것 뿐이야."
미정이는 그 순간 그녀가 약간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몇년이 흐른뒤, 미정은 그녀에 관한 소문만 간간히 듣게 되었다.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서 그 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들은 하나둘씩 연락이 끊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모임에서 그녀를 우연히 만났다.

놀랍게도 그녀는 결국 T와 사귀었다는 말을 했다.
미정이가 눈을 크게 뜨고 놀라자 곧이어 더 놀라운 말이 이어졌다.
그녀는 T와 사귄지 3개월도 못되 헤어졌다는 것이다.

그녀는 말했다.

"그러니까 내가 뭐랬어. 마음을 열면 결국 떠난다니까."

믿는대로 가는것이 운명이다.



2008년 8월 18일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그녀가 말했다"
Posted by tabby Trackback 0 Comment 0


"지난 일주일동안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어."
그녀는 맥주를 시키고 말을 이었다.
다음은 내가 그녀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녀가 남자친구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방명록에서 모르는 여자 이름을 발견한게 두달전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넘겼는데 몇일후에도 그 여자 이름이 나타났고 그녀는 느낌이 이상해서 그 여자의 홈페이지를 들어갔다.

그 여자는 모델처럼 예뻤으며 신애를 닮았다고 한다. 여자는 셀카로 찍은 사진을 사진첩에 꾸준히 올려놓고 있었다. 그런데 일주일 전, 그 여자의 홈페이지에 무심코 들렀다가 인삿말을 보게되었다.

완전행복!!
남자친구 생김
꺄아~♡

그리고 새로운 사진첩이 만들어져 있었다.
[사랑하는 그이와] 라는 제목으로.

그 사진첩에는 자신의 남자친구와 신애를 닮은 여자가 어린이 대공원에서 다정히 찍은 사진이 있었다. 그녀는 동물보는 것을 좋아해서 남자친구와 가까운 어린이 대공원에 자주가곤 했었다. 그녀도 남자친구와 어린이 대공원에서 찍은 사진이 여러개 있었다. 그녀가 남자친구와 찍은 곳에서 신애닮은 여자도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었다. 사진의 각도로봐선 셀카인 모양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그냥 잊어라" 라고 말했다.
남자친구가 널 완전히 무시하는게 아니냐고.

그랬더니 그녀가 소리없이 울었다.
처음 그 사실을 안 다음엔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심장이 뛰지 않는것 같다고 말했다.

최악의 이별은 없다.
모든 이별은 다 최악이니까.



2008년 8월 14일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그녀가 말했다."


 

Posted by tabby Trackback 0 Comment 0

 그녀가 말했다.
"난 외롭지 않아. 내곁엔 언제나 그림자같이 붙어다니는 친구가 있거든.
 그 친구 이름은 고독이라고 해."
그녀의 친구들이 배꼽을 잡는다.

지금 그녀와 친구들은 남자친구가 없어도 되는 이유를 돌아가면서 말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번엔 태영이가 말했다.
"난 일본에서 남자친구 사왔어. 너희들도 알지? 남자 어깨와 팔이 있는 베개말이야.
 그녀석은 도망가질 않아. 밤이면 밤마다 천국이 따로 없어."

태희는 티슈를 하나 뽑아서 눈물을 닦으며 웃었다.
그리고 자신의 차례라며 큰소리로 말했다.
"남자친구 있으면 매일 자기전에 전화해야되고 아침에 모닝콜도 해야되고 통신비가 너무 들어.
 나 지금 적금 붓고 있거든 삼년동안 남자친구가 없었던 덕에 나 적금드는 재미에 완전 중독됐잖아."

친구들이 모두 입을 쩍벌리고 앞다투어 물었다.
 "얼마모았어?"
 "펀드안해?"
 "너 이러다가 집사는거 아냐?"

한편 현영이는 자책했다.
"난 남자친구가 없는지 5년이나 됐는데 집도 한채 못샀어. 내가 너무 많이 먹어치웠나봐."

그러자 다들 먹고 있던 녹차아이스크림을 바라봤다.
그때 려원이가 말했다.
"아니야 쓸땐 써야지. 미래를 위해 현재 행복을 포기하는건 미련한 짓이야.
 난 내가 즐거월 질수있는 일엔 기꺼이 돈을 쓰는 편이야.
 나중에 남편이 벌어올거 아니니?"

이말에 다들 표정이 좀비처럼 어두워졌다.
그녀들은 모두 한가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과연 남편이란것이 내게도 생길까?

그때 려원이가 자신의 말실수를 수습하기 위해 이런 제안을 했다.
"우리 공포영화 빌려보자. 공포영화에서는 커플들이 몹쓸짓을 하다 모두 다 죽어버리잖아.
 오늘 같은 날엔 공포영화가 최고야. 다 죽일까?"

그래서 그녀들은 무더운 여름밤에 공포영화 비디오를 보며 꺄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
싱크대 하수구에서 불쑥 올라오던 외로움은 비명속에 묻혀버렸다.




2008년 7월 17일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그녀가 말했다.'
희열님의 청초한 목소리가 생각난다...

'안생겨요..'
Posted by tabby Trackback 0 Comment 3

"사실 내 이상형은 헐크야."
드디어 그녀가 커밍아웃을 한것이다.
유리가 배를 잡고 웃더니 그녀에게 물었다.
"야! 너 녹색이어도 좋다는거지?"

서울 근교로 놀러온 그녀와 친구들은 펜션을 하나 빌려 바베큐 파티를 벌였다.
지금은 배도 부르고 한가한 시간이었다. 그녀들의 공통점은 성격좋고 자칭 아름다우나
남자친구가 없다는것. 그래서 돌아가면서 자신의 이상형을 말하고 그 이상형에 맞는 남
자들을 찾아내 서로 구제해 주기로 했던것이다.

다음엔 유리가 말했다.
"그러니까 너는 짐승스런 사람이 좋다~ 그 이야기지? 피부는 더러워도 되고 찾아볼께.
 음~내 이상형은...... 숀펜이야."

이번에는 야유가 쏟아졌다.
머리를 종종 땋고있던 혜교가 고무줄을 던지면서 말했다.
"야! 너 지금 아카데미 시상식하냐. 남자친구 하고싶은 사람 말하라고 했지.
 숀펜? 노숙자스타일 좋아해?"

큭큭대고 웃던 유리가 혜교에게 다음순서라고 지목을 하자 혜교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내 이상형은 말이지 고독한 천재스타일이야."
혜교의 대답에서 가장 큰 웃음이 터져나왔다.

다음은 지현이가 말했다.
"난 톰."
이말을 들은 혜교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야 지현아~ 너 그러니까는 남자가 없지. 탐크루즈가 너 좋아하겠니?"

그러자 지현이 대답했다.
"아니 톰과 제리에 나오는 그 톰."

헐크, 숀펜, 고독한 천재. 야옹이 톰.
모두 공통점이 있었다.
현실에서 만날수 있는 가능성이 0%에서 0.000001%라는 것.

남자친구를 만들고 싶다면 주변환경을 청소할 필요가 있다.
판타지는 아름답고 안전하기 때문에 그 안으로 들어가면 점점 빠져나오기 어렵게 된다.
정글같은 현실로 나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2008년 7월 14일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그녀가 말했다'
Posted by tabby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