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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멀리 뛰어라, 그게 내 이름

끌림

2009/08/06 12:16 : review/book

끌림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이병률 (랜덤하우스코리아,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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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서적은 기피하고 있는 장르중에 하나이다.
읽어 내려 가다 보면 지금의 내 처지가 안쓰럽고 어서 빨리 짐을 싸들고 밖으로 뛰쳐나가야 할 것 같아서 괜시리 마음이 조마조마 해지기 때문이다. 서점에 갈때마다 쥐었다 놨다를 반복했던 이 책을 드디어 집어오게 되었다. 허전한 감정을 채우기가 벅차 또 다른 감정을 극대화 시키는 효과를 노렸달까.

시인 이병률.
그의 글들을 읽어 본적은 없지만 라디오 작가로 활동했었던 경력을 보니 최소 한두달은 그의 글들을 청취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서인줄로만 알고 책을 사들었는데, 여기저기 뭉게뭉게 감상적인 구름을 만들어놓고는 때때로 비를 내리게 만들었다. 짧은 글들이지만 생각이 많아지게 되는 바람에 쭈욱 읽어나가다가 앞으로 다시 돌아가서 읽는 것을 반복했었다.

혼자. 여행. 그리고 관계.
여행이란 나 자신을 더욱더 잘 알수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낯설은 곳에서 나 자신과 더 많이 친해질 수 있기 때문에 진정한 여행은 혼자가야 하는 것이 옳다는 편이었는데, '끌림'을 읽어나가다 보니 결국 혼자만의 여행에서도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해 나가게 되는 작가를 보니 그 인연이 오래가지는 않더라도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나갈수 없는 존재라는건 새삼 느끼게 되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큰 즐거움임을 알지만 그 시작이 너무나 두려운 나로서는 낯선곳을 헤메이다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감정이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나 역시 언젠가 이러한 여행을 할 수 있을까?

결국 난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생각해보면 가장 큰 문제는 돈이 아니었다.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약한 자신감이었다. 지금도 이렇게 불쑥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고개를 쳐들지만,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런지, 실천할 수 있을런지는 미지수다.

그렇게 생각이 많아지게 만드는, 나를 들었다 놨다 하는 감성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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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선거이야기
카테고리 정치/사회
지은이 서중석 (역사비평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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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구의 대한민국사와 함께 추천받아서 두권을 이리 저리 들추면서 같이 읽어나갔는데 한권은 교과서적인 설명이라기 보다는 사설과 야설에 가까웠고, 이번 책은 다른 부분의 설명보다는 선거에 관련된 이야기들로만 채워져 있어서 함께 읽었기에 더 이해가 쉬웠다. 덕분에 후에 읽어내려간 선거이야기를 훨씬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예전에 고등학생때 사서 봤었던 국사참고서중에 누드교과서라는 책이 있었다. 구어체로 되어있어서 어렵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물론 너무 쉽게 읽어나가서 외우진 않았다. 그것이 문제였지;) 이 책 역시 작가가 사람들앞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추려 그대로 책으로 만든것이어서 구어체로 되어있어서 그 덕에 오히려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흰머리 할아버지가 설명해주고 있다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이 책은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읽기에도 좋았지만 이런 사람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 선거날 투표 안하고 놀러가는 사람들, 과거의 사건들은 단편적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우리 아부지 어무이. 하지만 반납일에 너무 촉박하게 읽어버린 바람에 가족들에게 추천해주지 못하고 말았다.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파란만장했던 지금까지의 선거 이야기들 이였다. 수 많은 뒷 이야기들과 보이지 않는, 그래서 시민들은 알수없는 그런 일들이 아마 지금도 계속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전에도 한번 이야기 했었지만 어쩜 이렇게도 비슷한 경로로 역사가 돌고 도는지 신기할 정도다. 억압된 자유를 되찾고 민주주의를 쭈욱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선거에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들은 계속 선거를 해나가야하고 제대로 된 참여를 해나가야한다. 지금같은 후회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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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사2

2009/06/21 15:35 : review/book

대한민국사. 2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한홍구 (한겨레출판사,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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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는 무지한 나에게 역사공부의 계기를 마련해준 현정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리뷰를 시작해 볼까 한다. 학창시절 수학과 더불어 제일 취약했던 과목인 역사, 그중에서도 교과서 뒤쪽에 나와 시험과는 연관성이 적은 근대사 부분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무지상태였다. 요즘 나라 돌아가는 꼴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사람들 말에 휘둘리기전에 나 스스로 제대로 이해를 하고 받아들이는 부분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래서 추천을 받은 책이 한홍구의 대한민국사였다.

덕분에 오랜만에 도서관을 방문하였는데 1권은 이미 대여중이라 2,3권만 빌려왔다. 그나마도 2권은 불타올라 말그대로 버닝하며 읽었지만, 다른 책들은 영상물들에 치여 또 뒷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반성한다. (아..하지만 범블비가 자꾸 아른거려서....)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말은 역시나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되풀이 된달까..심지어 요즘의 우리나라의 모습은 이승만이나 박정희, 전두환 시절의 그 모습들과 너무나도 비슷하게 닮아있는 것 같다. 전직대통령들의 모습도 내기억에는 노태우시절부터 남아있는데, 난 전두환이 저렇게까지 나쁜놈일줄은 잘몰랐다. 아직까지도 멀정하게 살아서 대한민국 땅에서 누릴것 다 누리고 있다는 생각에 화가 불쑥 나기도 했다.

박정희에 대한 이야기도 무지했던 나로서는 처음 접하는 이야기들이었는데, 요즘에 들어 박정희를 추앙하는 사람들이야 말로 (그사람들의 언어로서)빨갱이이며 친일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아부지도 박정희라고 하면 그 사람덕에 우리나라가 이렇게까지 빨리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씀하신다. 어느정도는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 잦았던 점은 글쎄다. 지탄받아 마땅하다라고 말하기엔 미묘하지만, 추앙받을만큼의 위인은 아니지싶다.

이 책이 현정부에 대한 나의 반감을 키우는데 일조를 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가만가만히 읽어 나가다 보니 이 책은 또 너무 한겨레의 시선인지라 한쪽으로 치우쳐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조금 더 중립적인 근대사를 읽어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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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포벤데타

2009/05/07 17:10 : review/book

브이 포 벤데타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ALAN MOORE (시공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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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 포 벤데타
감독 제임스 맥테이그 (2005 / 독일, 영국, 미국)
출연 나탈리 포트만, 휴고 위빙, 스티븐 레아, 존 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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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한글번역판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부터 너무너무 읽고싶어서 몸살이 났었다.
그렇게 책을 사서 읽어놓고는 이해부족으로 인해 몇달간 방치해뒀다가 영화를 보고나서야 조금의 이해와 함께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다. 원작과 영상화된 결과물을 둘다 챙겨보는 일은 흔한 일이었지만 두개다 좋았던 것은 흔한일이 아니였다.

언론의 통제와 일반인들을 향한 도청과 통금, 하다못해 개개인의 일기장까지 검색해서 남들과 다르다 싶으면 잡아가는 이상한 나라의 자유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이런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가 보는 내내 어색하지 않고 무서워지는 것은 지금 이곳 대한민국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려고 하기때문이다.

가면을 쓰고 나오는 브이라는 인물은 말한다. 모든 것이 이렇게 된것은 국가에 책임이 있으나 그렇게 되기까지는 방임하고 있던 여러분의 책임이라고. 나라가 이렇게 될때까지 무얼하고 있었느냐고 말이다. 개개인이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그들은 그리고 우리들은 자유를 빼앗긴채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처음에는 가면을 쓰고 나오는 브이의 얼굴이 궁금했지만, 말미에 가면 중요한것은 그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휴고위빙이 브이의 역할을 맡아했다고 하는데 얼굴 한번 내비치지않아서 조금 서운하긴했다. 본인도 조금은 서운했을테지;.

만화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원작과 원작의 참고서같은 역할을 하는 영화.
보고나면 멍해지고 아무말도 할 수 없게 되지만 분명 깨닫게되는 많은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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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로버트 제임스 윌러 (시공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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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이라고 만만하게 보고 덤벼들었다가 눈물을 흘리면서 책을 덮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불륜이지만 그냥 스쳐가는 바람이 아니었음을 진중히 표현해나가는 방식이 좋았다. 번역어투가 마음에 안드는 부분부분이 있긴했지만 나름 고풍스러웠다.

이런 상상을 해본적이 있었다.
보지않으면 죽어버릴것 같은 사람과 불타오르는 사랑을 하다가 결혼을 하는것이 아니라, 그냥 결혼할 나이가 되었을때 때마침 만나고 있었던 사람과의 결혼 이후의 모습을 말이다. 그 후에 운명의 사랑을 만나게 되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늙어 죽을때까지 자유연애와 동거를 하며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서도 나를 여자로 봐주는 사람과 예쁘게 살다가 죽고싶지만 내 이상을 실현하기엔 세상은 너무 보수적이다. 나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하여 막연한 거부반응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소설 속 두사람의 사랑을 응원하고 있었다.

얼마전 '그랜토리노'를 보고 클린트 이스트우드 할아버지에게 관심이 잔뜩 생겼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역시 할아버지감독에 주연까지 맡아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책을 읽는 내내 남자주인공을 할아버지로 상상해가며 읽게되었다. 그리고나서 영화정보를 찾아보니 여자주인공이 메릴스트립!! 체크해뒀다가 영화로도 봐줘야겠다.


할 이야기가 있소, 한가지만.
다시는 이야기하지 않을 거요, 누구에게도.
그리고 당신이 기억해 줬으면 좋겠소.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만 오는 거요.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거요.



이런 고백을 해주는 남자라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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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2009/04/10 03:29 : review/book

영화처럼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KANESHIRO KAZUK (북폴리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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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일본소설이다.
어휘력이 후달리는것은 번역소설들을 많이 읽기 때문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그동안 일본소설들을 피해왔다. 번역소설들 중에서도 특히 일본소설이었던 것은 (안그런것도 많겠지만) 주로 접하게 되는 것들이 너무 다 가벼운 글들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소설을 다독하다가 은희경의 소설을 읽고는 머리가 띵해졌었다. 역시 한국말의 다양함이란 외국어로는 따라잡을 수가 없다는것을 깨달았었다. 그리하여 당분간 그들을 피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쩐지 어휘력은 점점 퇴화하고 있는것 같다..

오랜만에 만나는 카네시로 카즈키는 역시나 유쾌했다.
옴니버스식으로 다섯편의 이야기가 이어져나간다. 첫번째와 두번째의 글을 읽을때만해도 작가가 카네시로 카즈키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의 느낌이 없어서 어색함을 마구 느끼기 시작할 무렵부터 그만의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래 이거지! 하면서 신이나서 읽었다.
요즘 날씨도 때마침 너무 좋아서 하늘이 올려다보이는 곳에 앉아 얼음을 잔뜩 넣은 커피와 잔잔한 피아노연주를 BGM으로 틀고 책을 읽으니 이만한 사치도 없겠구나 싶었다. 멋대로 사치부리고 싶을만큼 즐거웠던 책이었다. 펼쳐들때마다 보이는 맨앞 페이지의 메세지도 언제나 미소띄게 만들었다 ♡

영화마다 각자의 사연이 있고 사랑이 있고 추억이 있다.
요즘의 나는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에만 몰두해 있었다. 아. 오늘도 좋은 영화를 한편 만났구나. 하면서 극장나들이를 다닐 따름이었다. 누군가 함께하더라도 그 만남의 목적은 영화 자체에 있었기에 소설속에서처럼 영화와 더불어 떠오르는 추억이 없다는것은 조금 이상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무문, 사랑의 샘, 페일 라이더, 프랭키와 자니, 태양은 가득히등등 소제목들을 포함한 많은 영화들이 거론되었지만 책을 덮고나서 특히나 보고싶어진 작품이 있다. 그것은 바로 불후의 명작 '로마의 휴일'이다. 너무 유명한 영화라서 내용과 장면장면들은 다 알고 있지만 막상 제대로 감상해본적이 없다. 아껴뒀다가 세상이 온통 핑크빛으로 보일때 꺼내봐야겠다.

Special thanks To. H♡
&
Miss 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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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오금학도

2009/04/06 17:29 : review/book
벽오금학도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이외수 (동문선,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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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이 하얗게 세어버린 어린아이가 있다.
나이에 비하여 성숙한 이 아이는 죽음의 고비에서 선계를 다녀온 뒤 금학이 들어있는 비단 족자를 하나 얻어온다. 그 그림속을 자유자재로 넘나들수 있는 사람을 만날때 다시금 선계로 돌아갈 수 있다. 족자를 둘러메고 먼 여행길을 시작한다.
싸움이 없는 무협소설 같기도 하고, 한 사람의 성장소설 같기도 하다.

'괴물'을 읽을때도 적지않은 실망과 함께 느꼈던 감정이 '용두사미'였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다고는 말 못하겠다. 앞서 벌려놓은 사건들이 너무 많은데 한방에 그 사건들을 추스르려니 용두사미가 되는것 같다. 재미있게 읽긴했으나 조금의 아쉬움과 허전함이 남는다.

나는 글을 쓸 때 정신을 놓아버리면 한 문장을 세줄 네줄 끊지못하고 써 내려가고 만다. 그래서 이외수님의 짧은 문장들이 더더욱 눈에 띄었다. 짧고 간결하면서도 긴 스토리를 이어가는것이 나와는 역시 다르다. 그 다른점이 신기했기에 짧은 문자에 계속 집착하면서 읽어내려갔었다.

얼마전에 읽은 폴오스터의 글도 그렇고, 대체적으로 여성작가들에 비하여 남성작가들의 글에는 사회에 대한 글들이 더 속해있는 것 같다. 아무 글이나 펼쳐놓고 읽어보라고 해도 남자와 여자를 구별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난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관심이 별로 없기에 정독하지 못한것. 반성한다.

이제 이걸로 엄마의 옛책장에서 찾아낸 책들은 3권만을 남겨놓고 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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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감독 스티븐 달드리 (2008 / 독일, 미국)
출연 케이트 윈슬렛, 랄프 파인즈, 알렉산드라 마리아 라라, 브루노 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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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윈슬렛이 이 영화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탓다고 한다. 최근에 '레볼루셔너리로드'를 보고 그녀를 다시금 보게된 나는 그보다 더 한 연기력이라니 대체 어떤것인지 보자며 덤벼(?)들었다.

영화의 시작은 예상과는 많이 달랐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예고 및 기초 정보들을 하나도 접하지 않은 상태에서 봐서인지 나를 당혹케했다. 미성년자 관람불가인것도 몰랐으니 그렇게까지 자유로운 올누드가 나오리라곤 생각지도 못했었다.

남자화장실 벽면에 낙서되어 있는 '옆집에 놀러갔더니 옆집누나가 짧은 치마를 입고 그대로 잠들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과 비슷한 느낌으로 출발한 영화는 꽤 오랜시간에 걸쳐 여기저기를 쿡쿡 쑤셔놓았다. 여운이 많이 남아서 보고나니 먹먹하게 슬퍼졌다.

그럴수밖에 없었던 그녀와 (난 그녀가 이해되진 않는다.) 그녀를 용서할수없었던 그의 사랑이야기이다. 사랑이야기라고 적고보니까 그냥 간단한 연애물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들진않지만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했다. 이런 영화를 볼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사랑이 저렇게 아픈것이라면 하고싶지않다. 온실속의 화초처럼 곱게만 사랑받고 싶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더 리더'로 여우 주연상을 받고 골든 글로브에서는 '레볼루셔너니로드'로 여우 주연상을 '더 리더'로 여우 조연상을 받았다하니 그녀의 연기가 시쳇말로 한창 물이 올랐나보다.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역할로 내 마음을 얼마나 후벼줄지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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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부작

2009/03/23 22:17 : review/book

뉴욕 3부작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폴 오스터 (열린책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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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나는 폴오스터 아저씨였다.
그동안 내가 읽은 그의 책으로는 '달의 궁전' '빵굽는 타자기' '환상의 책' '공중 곡예사' '거대한 괴물' '신탁의 밤' '우연의 음악' '폐허의 도시' '다리위의 룰루' 정도인듯 하다. 그의 작품중에 최고로 꼽히는 '뉴욕 3부작'은 전에 중반까지 읽다가 포기한적이 있었다. 이번에도 읽어내려가기가 쉽진않았다. 집중력따윈 흘려보낸 요즘이라 더더욱 그랬던것 같다. 그의 작품중에 제일 좋아하는 건 '공중 곡예사'와 '달의 궁전'이었다. 이제 그 사이에 '뉴욕 3부작'도 꼽아넣으려고 한다.

'유리의 도시' '유령들' '잠겨있는 방' 이 세편의 단편들로 이루어진 뉴욕3부작은 처음 읽기 시작했을때는 갸우뚱 거렸지만 마지막 단편까지 다 읽고나니 폴오스터 아저씨가 한없이 존경스러워졌다. 아저씨를 보며 글을 쓰고 싶다는 꿈을 키웠었는데 난 죽어도 이런 글을 쓰지 못하겠구나하며 현실을 직시하기도했다.

세편의 이야기들은 표면적으로는 전혀 다른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중심적으로는 같은 주제를 두고 있으며 마지막편인 '잠겨있는 방'은 앞의 두편의 주제와 내용을 포괄하고 있다. 그래서 나같이 삼주에 걸쳐서 이 책을 읽은 게으름뱅이에겐 마지막편을 읽고나면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처음이야기부터 복습을 해야하는 일이 생기고야 만다.

이 책을 읽고나서 전혀 비슷한 점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 생각났다. 내가 나로 살아간다는 것. 사람들에게 불리워지는 내 이름은 생각보다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것. 아직도 매일매일 자아찾기에 여념이 없는 나로서는 이 책이 가슴에 들어와서 쿵 자리를 잡았다. 게으름을 털고 일어나면 다시한번 정독을 해봐야겠다.



 삶은 대체로 이리저리 갑작스럽게 방향을 바꾸며 떠다밀고 부딪히고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어느 한 방향으로 나아가다 중도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어 옴짝달싹 못하거나 이리저리 떠돌거나 다시  출발을 하면서. 알려져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원래 가려고 했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에 이르고 만다.



보들레르 : Il me semble que je serais toujours bien la ou je ne suis pas.
다른 말로 하자면 : 나는 내가 지금 있는 곳이 아닌 곳에서라면 언제나 행복할 것 같다.
좀더 의미에 맞게 해석한다면 : 어디든 지금 내가 있지 않은 곳이 내가 나 자신인 곳이다.
또는 아주 대담무쌍하게 옮기면 : 어디든 세상 밖이기만 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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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걸음걸이

2009/02/26 21:17 : review/book

빛의 걸음걸이(98현대문학상수상소설집 제43회)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윤대녕 외 (현대문학,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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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부터 우리집 책꽂이에서 자리를 지켰던 이 책.
중학생때였는지 고등학생때였는지 한번 읽어보려고 펴들었다가 재미없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다시 접어넣었었다. 그후 10년도 넘은 지금 다시 꺼내본 이 책은 보물이었다. 수상작가 윤대녕을 비롯해서 김영하, 성석제, 박완서의 글들도 실려있었다. 묵혀뒀다가 읽는것도 나쁘지 않았다. 확실히 어린시절 내가 읽기엔 이해못할 부분들이 많았지 싶다.

윤대녕의 글은 두번째였다.
작년 한전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땡땡이치는 와중에 그곳에서 골라읽었던 책에 이어 두번째였다. 눈과 기억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그 당시 읽으면서도 그림같이 묘사를 잘하는 작가라고 생각했었다. 수상작과 더불어 자선작까지 두편의 글을 읽었는데 이 역시 귀신같은 묘사실력을 드러냈다. 글이 아니라 그림을 보고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이다. 그에 반해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수상작이 되었다하니 잔뜩 즐겨주는걸로 독자된 도리를 다했다.

작가마다 새로운 글을 써도 바뀌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
박주영의 나른함, 나태함이 그러하고 김영하의 잔혹함이 그러하고 에쿠니가오리의 파리지앵스타일이 그러하다. 윤대녕의 글에서 주인공은 그저 사건을 담담하게 전달해주는 사람일뿐, 격한 감정도 사사로운 정도 내비치지않는다. 오히려 제3자를 대하듯 자신의 이야기를 해나가고있다. 그래서인지 읽는 사람에게 자신의 몫인 감정들을 다 내맡기는것같다. 그의 글을 읽는 동안 눈물이 흘러내릴만큼 슬픈건 아니였지만 가슴한구석이 먹먹해지고 아릿해져왔다.

수상후보작들과 역대 수상작가 최근작들중에서는 김병언의 '저 바람 속 어디엔가'와 김영하의 '베를 가르다' 성석제의 '조동관 약전' 이윤기의 '사람의 성분' 박완서의 '길고 재미없는 영화가 끝나갈 때'를 재밋게 읽었다. 성석제와 박완서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은 역시 대단하다고 느꼈다. 이야기가 끝나가는 걸 아쉬워하며 읽었다.

작가들의 단편모음집들을 가끔 접하게되는데 이번엔 달랐다.
한작가의 단편모음집은 다름안에서 같음이 존재하기에 조금 읽기 쉬웠던것 같다. 이렇게 다양한 작가들의 다양한 글들을 읽고있자니 한편씩 읽어나갈때마다 한박자씩 쉬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앞의 이야기에서 다 추스르지 못한 감정을 가지고 다음 이야기를 받아들이기엔 조금 힘에 부쳤다. 덕분에 내내 끼고 있었음에도 읽는데 시간이 좀 오래걸렸다. 하지만 그만큼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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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기담

2009/02/21 02:21 : review/book

경성기담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전봉관 (살림,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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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이 넘게 끼고 있다가 이제서야 끝을 본 책이다. 덕분에 앞부분의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다시 읽기엔 힘에 부친다. 내가 제일 약한 일제시대쯔음의 이야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드라마도 영화도 책도 저 시절의 이야기는 이상하게 흡수가 되질 않는다.

한두줄로 압축되어있는 역사적인 사실들을 작가가 자료들을 수집하여 이야기로 풀어서 써내려갔다. 그때그때의 사진들도 첨부되어있어 증거자료가 확실하게 있는 야사들을 훔쳐보는 느낌이다.

얼마전 연쇄살인범이 잡혀서 나라가 떠들석해졌었다. 책의 앞부분에도 경성에서의 잔혹했던 살인사건들을 다루고있는데, 엉터리 수사로인해 엉뚱한 사람을 잡아넣는다던지, 일본인 고위관료의 부인이 범인이라는걸 알면서도 형을 내릴수 없었다던가 하는 일들은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의 수사를 볼때만큼이나 답답했다.

뒷부분은 당시 떠들썩했었던 스캔들을 인물별로 이야기해두었다. 경성시절만하더라도 여성의 지위가 높지않았던때라 지금이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시대를 잘못타고난 여성들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스웨덴에서 유학을 하고 경제학 석사가 되어 세계를 돌며 강연을 했던 신여성 최영숙은 귀국해서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취업이 되지않아 결국 콩나물 장사를 하다 27세의 나이로 죽음을 맞이했다한다. 다른 이야기보다 기억에 많이 남는것은 27세의 나이에 죽음을 맞이했다는 그녀의 안타까운 이야기때문인것같다. 지금의 나는 시대를 잘 타고나서 이렇게 허송세월을 보내며 흘러가는 내 감정만을 중시하며 살아가고 있다는것에 감사해야할지 반성해야할지..

예전 고등학교 역사시간에, 아이들이 수업을 듣다가 지겨워 졸아대면, 선생님이 해주신 한토막 옛이야기들을 본것같다. 사람들이 모여서 살아가는 모습은 지금이나 그때나 별반 다를것이 없다. 다만 여성들의 지위가 그때와는 많이 달려졌다는것에서 그시절 신여성들에게 감사해야할것같다.

그리고 당분간 옛이야기는 사절....
너무 힘들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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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앞의 생

2009/02/19 02:35 : review/book
자기앞의 생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에밀 아자르 (문학동네,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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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추천받아놓고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겨우 끝을 볼 수 있었다.
어찌나 책만 펴면 졸음이 쏟아지던지, 사자마자 펼쳤다가 읽지 못하고 책꽂이에 꼽혀있었는데 책읽기에 가속도가 붙은 요즘. 이때다! 싶어서 꺼내 서른아홉번쯤 졸아가며 겨우겨우 다 읽었다. 뒤쪽에 첨부되어있는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부분은 속독으로 넘겨읽었지만 이정도도 잘했다며 나 자신을 칭찬했다. 그만큼 손에 잡히지도 않고 머리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던 책이었다. 이 책을 추천해 준 친구는 생에 최고의 책이라 하였으니,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걸 새삼 실감했다.

모하메드라는 한 아이의 이야기이다.
모모라고 불리우는 그는 창녀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버림받아 그런 아이들을 맡아 기르는 로자아줌마손에 키워지게 된다. 시간이 지나 로자 아줌마는 늙고 병에 걸리는데, 그런 그녀를 모모가 열심히 돌봐준다. 갑자기 찾아온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사람은 창녀 엄마인 아이샤를 너무 사랑해 죽였다말하지만, 너무 일찍 세상을 알아버린 탓에 충격따윈 받지 않는다. 로자 아줌마의 마지막을 그녀의 유태인독방에서 보내게 해주고 그녀의 시체곁에서 삼주를 지키다 사람들에 의해 구출된다.

로자 아줌마의 삶을 앗아간건 다름 아닌 생이었다.
하지만 그녀를 태어나게 한것도 다름아닌 생이라는 사실이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내용이다. 모모가 깨달은 인생이라는 녀석을 아직 제대로 깨우치지 못해서였는지 몰라도 어쨋든 참 읽어나가기가 힘이 들었던 책이었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을 듯 하다. 졸아가며 읽는 덕에 페이지당 세번씩은 읽은 것 같다.

호밀밭의 파수꾼이 생각났다.
사춘기 문제아 소년 홀든은 나이답지않은 성숙한 모습이랄까, 아이면서 어른처럼 행동하려든달까. 그런 얄미운 구석이 있었는데, 모모역시 그처럼 애늙은이의 모습을 보여 읽는 동안 홀든 생각이 났다. 읽는사람을 뜨끔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어서 더더욱 얄밉지만, 둘다 미워할 수 없는 녀석들이다.

에밀아자르와 로맹가리.
사실 나의 흥미를 끈건 모모가 아닌 에밀아자르였다. 에밀아자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책이 네권. 사실 그는 로맹가리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로맹가리는 이 사실을 계속 숨기고 평론가들의 반응을 살피며 즐거워했다한다. 작가라면 한번밖에 받을 수 없는 상을 두 사람의 이름으로 두번 받기도하고, 에밀아자르가 로맹가리의 영향을 받았다는 기사가 나긴했어도 정작 두 사람이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다하니 얼마나 재미났을지 상상이 된다. 로맹가리는 권총자살을 하기전 남긴 '에밀아자르의 삶과 죽음'이라는 짧은 에세이집을 통해 둘이 동일인물임을 밝혔다한다.

세상엔 얼마나 많은 책이 있는걸까.
에밀아자르의 책은 처음 접했다. 로맹가리의 책은 읽어보지도 못했다. 살아가면서 얼마나 더 많은 책을 읽어보고 죽을 수 있을까? 아마 표지만 대충 집어들고 넘겨본다해도 보지못하는 책이 훨씬 더 많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 매일매일 열심히 책을 읽어야할텐데, 발전하는 세계속에서 밀려드는 영상물의 유혹이 너무 강하다. 나중에 꼭 로맹가리의 책들을 읽어보고 다시 에밀아자르의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조금 더 살아보고 난 뒤에 접하는 자기앞의 생은 더 큰 깨달음을 줄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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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로렌 와이스버거 (문학동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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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로렌 와이스버거 (문학동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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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개봉했던 시점에서 책을 먼저 읽어보고 싶다며 사둬놓고는 그사이 흥미가 없어져서 이제야 읽어내려갔다. 1권과 2권의 크기가 동일한데 1권을 읽는데 3일이 걸리고 2권을 읽는데는 4시간도 안걸렸다는 사실이 참 이상했다. 가끔 집중력을 잃을때가 있는데 요 사이 그런 시점이 찾아왔었다.

내가 알고있는 명품 브랜드와 모르고 있던 명품 브랜드들까지 이 책에 모두 실려있는것만 같았다. 그렇게나 많고많은 명품들이 있다니! 이 소설이 얼마만의 사실을 바탕으로 씌여졌는진 몰라도 실제 이런 상사는 어디서든 존재한다. 몇군데서 비루한 사회생활을 해 본 결과 믿기 어렵지만 저런 상사들은 손쉽게 만날수 있었다. 그나마 차이점이 있다면 그들은 부하직원들을 그나마 사람으로 대해줬다는 것이었다.

재정설계사들의 비서일을 했던적이 있었다. 그곳의 분위기는 패션업계는 아니였지만 다들 명품에 관심들이 많았고, 영업직이라 자신을 자꾸는 일에 최선을 다했기에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때 생각이 떠올랐다. 앤드리아처럼 혹독하게 당했던것은 아니였지만, 나 역시 그들의 개인적인 잔 심부름으로 욕지거리가 목구멍 끝까지 올라왔던적이 한두번이 아니였었다. 누구나 사람들을 부리게 되는 입장이 되면 저렇게 되는 걸까. 물론 미란다는 그야말로 악마였지만 말이다.

이러한 칙릿소설을 읽으면서도 인상깊은 부분은 있었다.
주인공 앤드리아가 악마 미란다에게 시달리며 개인시간까지 일에 끌려다님으로써 가족이나 친구, 애인에게 소홀하게 되는 부분이었다. 양쪽의 상황이 다 보이는 독자로서는 너무 안타까웠다. 삶의 우선순위가 내 멋대로 안되고 타의에 의해서 조정될때, 나라면 앤드리아처럼 잘 해결할 수 있었을까 고민해봤다. 내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나는 스트레스 받고 있다는걸 깨닫는 그 순간에 회사를 뛰쳐나왔을테지.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도 잠시고, 어딜가도 악마 미란다만큼 심한 상사는 없을거라는 생각에 그 어떤일이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앤드리아와 함께 조금은 성장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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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노희경 (헤르메스미디어,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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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때 글쓰는 일로 밥벌어 먹고싶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었다. 지금의 꿈(직업이 아닌 꿈)도 크게 다르진 않으나, 밥벌어 먹을 정도까진 못될 것 같고, 죽기전에 내 이름으로 된 책을 하나 남기는 것 쯤으로 약간 축소되었다. 그래서 작가들의 에세이를 접할때마다 싸구려 질투심이 일어난다.

노희경의 작품들을 몇개 접해본 후 생각한것이 있다면, 그녀는 참으로 덤덤하고 건조하며, 순정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 덤덤함과 건조함이 오히려 더 슬프게 만들때도 있고, 더 화가 날때도 있다. 그것역시 모두 작가의 역량이라 생각하니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좋은 글을 쓰기위해서는 일단 닥치는대로 많이 읽어야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물론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것은 직접경험인것 같다. 사랑도 이별도 아픔도 그 어떤 간접경험으로는 느낄 수 없는 감정들이 있는것이다.

아직 어려서인지 자신감이 결여된 상태여서 그런진 몰라도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함이다. 안그래도 부족한것 투성이인데, 경험도 없고 용기도 없는 나는 꿈에 한발자국 다가가려면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할 듯 하다.



어른이 된다는 건
상처 받았다는 입장에서
상처 주었다는 입장으로 가는 것.
상처 준 걸 알아챌 때
우리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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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노희경 (한민사, 199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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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책장을 뒤져 찾아낸 옛 냄새나는 책.
생각치도 못했던 노희경의 책을 찾아내서 신이나서 바로 꺼내어 읽어봤다.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었는지, 이런것이 우연인지, 바로 전 날 읽은 도쿄타워의 내용과 같은 주제였다. 암에 걸린 엄마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덕분에 나는 이틀 연속으로 눈물 콧물 질질 짜가며 책을 읽어댔다.

그러고보니 노희경과는 두번째 만남이였다.
첫번째는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이었고, 두번째가 그녀의 장편소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었다. 드라마 작가라는 생각이 뇌리에 박혀있어서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지문을 풀어써놓은 베스트극장의 대본을 읽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이 소설은 드라마로도 방영이 되었었다고 한다. 검색해보니 나문희와 주현이 주인공이였단다.

어째서 엄마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계속 엄마일거라는 생각만을 하게되는걸까.
아무리 잘하려고해도 받은 사랑을 다 돌려주기엔 이것저것 부족함이 많다. 이런 책을 읽고 눈물을 흘려가며 감동을 받고 잠시 반성을 해보아도 내일아침이면 난 또 엄마의 걱정꾸러기 딸이 되어있을터이다.

뻔한 암투병 이야기와 뻔한 그 가족들의 후회와 반성 슬픔들을 그린 뻔한 주제의 소설이지만, 노희경이라는 이름 하나로 이야기에는 리얼함과 인생이 묻어난다.

덕분에 우울했던 마음들은 눈물끝에 카타르시스로 다 날려버렸지만, 다음번에 읽을 책은 좀 즐거운걸로 골라봐야겠다 :D




 헤어지면 그리움으로 살이 마르고, 같이 있으면 빈 하늘만 쳐다봐도 몸과 마음이 가득해지는 느낌. 단 몇 시간, 단 며칠 만의 헤어짐으로도 연수는 애정 결핍증 환자가 됐다가 그를 만나면 다시 그가 꾸며 준 왕국의 여주인처럼 근사해졌다. 그도 자신과 같은 궤도를 걷고 있다고 생각한 건 오산이었을까.



-네 오산이었습니다.
엄마가 아파하는 책을 읽어도 지금 내 눈에 띄는 문구는 저런것이고.
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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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타워(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릴리 프랭키 (랜덤하우스코리아,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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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먼저 보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홀로 깔깔 웃어대다가 훌쭉훌쩍 눈물 콧물을 흘리다가 재미있게 봤다. 다 읽어갈때쯔음, 소설이 아닌 릴리 프랭키 자신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또 놀라웠다. 그렇게나 감동을 받으면서 읽었음에도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은 '뭘하든 5년은 꾸준히 해봐'라는 주인공 아버지의 말이었다. 백수를 해도 5년은 꾸준히 해보라고. 주인공 아버지는 어떤 마음에 뭘 알고 그런말을 했는진 몰라도, 리얼 백수5년차인 나로서는 매우 절절히 와 닿았다. 이제 노는건 이만했으니 됐다싶으니까 말이다.

사람의 감정을 제일 쉽게 건드릴수 있는 부분은 가족인것 같다. 특히 그중에서도 엄마라는 존재는 아부지와는 또 다른 것이어서 금새 눈물샘을 자극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해서 다른집에 비하여 별로 친하지않은 우리 모녀사이가 하룻밤사이에 바뀌진 않을테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은 조금 더 커졌다.

모든 인간관계에 있어서 통용되는 거부할 수 없는 옛 어르신들의 그 말씀.
"있을 때 잘해!"

옳소!





 어렸을 때 상상해보는 우리 자신의 미래.
 가수나 우주 비행사는 못 되더라도 언젠가 우리도 누군가의 '어머니'나 '아버지'는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연히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당연한 일'이 내게만은 일어나지 않는 일이 있다. 누구에게라도 일어나는 '당연한 일',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까지 저절로 찾아오는 '당연한 일'이 나에게만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전혀 힘든 일이 아니었을 터였다. 이루어지지 못할 일이 아니었을 터였다.
 남에게는 '당연한 일'이 나에게만은 '당연한 일'이 아니게 된다. 세상의 일상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평범한 현상이 나에게는 완전히 '기적'으로 보인다...

 가수나 우주 비행사가 되는 것보다 훨씬 더 멀게만 느껴지는 그 기적.
 어릴 적의 꿈이 깨어져 좌절하는 일 따위는 그리 대단한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그럴싸한 직업으로만 치달은 꿈이란 그리 아름다운 발상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어른이 생각하는 꿈. 이루어지는 게 당연할 터인 일상 속의 소박한 꿈. 어렸을 때는 평범한 것을 몹시도 싫어했지만, 그저 평범하게 남들처럼 되기를 원하는 어른의 꿈. 예전에는 당연한 일로 알았던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게 되었을때. 평범함에 좌절해 버렸을때...
 그런 때에 사람들은 손을 맞대고 기원을 하는 것이리라.



 

 어른의 하루와 한 해는 덤덤하다. 단선 선로처럼 앞뒤로 오락가락하다가 떠민 것처럼 휩쓸려간다. 전진인지 후퇴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모양새로 슬로모션을 '빨리 감기'한 듯한 시간이 달리가 그린 시계처럼 움직인다.
 순응성은 떨어지고 뒤를 자꾸 돌아보고 과거를 좀체 끊지 못하고 광채를 추구하는 눈동자는 흐려지고 변화는 좋아하지 않고 멈춰서고 변화의 빛이라고는 없다.
 '그냥 어쩌다보니 지나가는 시간'이 덧없이 흘러간다.
 내 인생의 예측 가능한 미래와 과거의 무게. 자신의 인생에서 미래 쪽이 더 중요한 종족과, 이미 지나가버린 일 쪽이 더 묵직하게 덮쳐드는 종족. 그 두 부류의 종족이 가령 같은 환경에서 같은 생각을 품고 있다 해도, 거기에는 명백히 다른 시간이 흐르고 전혀 다른 견해가 생겨난다.



 

 고독은 사람을 기분좋은 감상에 취하게 하고 막연한 불안은 꿈을 말하는 데 꼭 필요한 안주가 된다.
 홀로 고독에 시달리며 불안을 달고 살아가는 때는 사실은 아무 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 때이며 오히려 다부진 마음으로 살아가는 떄인 것이다.
 쉽표도 없이 자꾸자꾸 넘어가는 나날, 보기도 지겨운 사계절의 방문. 그것들이 쉬는 일도 없이 반복적으로 찾아오겠지, 하고 짜증난 눈으로 바라본다. 하루하루가 그저 천천히, 영원히 동그라미를 그리며 돌아갈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아직 아무 것도 시작되지 않았다. 자신의 인생에서 시작되어야 할 무언가가. 그 무언가가 시작되지 않는 데 대한 답답함. 첫발을 뗴지 못하는 데 대한 초조감.
 하지만 그런 괴로움도 일단 무언가가 시작된 마음에 뒤돌아 보면 그토록 낭만적인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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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카테고리 자기계발
지은이 존 그레이 (동녘라이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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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사둔지는 어언 7년전;
앞부분을 살짝 펴서 읽어보다가 끝까지 읽지 못하고 "이런 책은 나에게 도움이 안돼!!" 라면서 접어두었던 책이다. 그런데 요 몇일 혼자 삽질을 해대면서 문득 책장에 꽂혀있는 요녀석을 발견하고는 이틀 밤잠을 설치는 동안에 다 읽었다. 도움이 되었냐고 물으면 어느정도 되었다고 답할수 있겠다. 서로가 다름을 이해한다는것이 쉽지는 않지만, 적어도 다르다는것은 인지하게 되었으니 그정도면 되지 않았나 싶다.

더불어 요란법썩을 떨며 난리를 펴서 지인들에게는 정말정말 미안한 마음 뿐이다.
예전에 욕했던 기집애들의 모냥새를 고대로 흉내내고 있는 나는 역시 어쩔수없는 보통 여자인것인가 싶다. 말로는 항상 똑똑하고 똑부러지게 사랑하겠다 말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인것을 어찌하리. 이런 바보 같은 나라도 나중에 뒤돌아보면 그땐 그랬지 라며 즐겁게 회상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은 어디 구석에 땅이라도 파서 숨어 들고 싶지만.
내 안에 들어와 있는 양미숙이 밉다....

그러니까 이건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책 리뷰를 빙자한 요 몇일간의 회고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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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2009/01/16 23:02 : review/book

어린왕자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생텍쥐페리 (인디고,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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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가 너무 예뻐서 구입해뒀던 어린왕자. 그것도 무려 두권이나!!
나중에 선물용으로 좋겠다 싶어서 무작정 구입해뒀었는데 그냥 동생이랑 한권씩 나눠가졌다.

너무나 유명해서 독서목록에서 제외되어 있었던 바로 그 어린왕자. 꼬꼬마 시절에 읽었던 기억만이 어렴풋해서 보아뱀 그림에 대한 이야기와 비행기가 추락했다는것, 어린왕자와 장미꽃 그리고 여우의 대화만이 간간히 기억날뿐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성인이 되길 거부할 수 없는 나이에 다시금 만나본 어린왕자는 너무 슬펐다. 어린왕자가 원래 이렇게 슬픈 내용이었던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예전엔 어떤마음 어떤생각으로 읽었었는지.

20대 초반에 읽었었던 배수아의 글을 서른살이 되었을때 읽으면 분명히 또 다른 느낌이겠지 싶은것이 책이란게 참 그렇다. 아무리 많이 읽고 읽고 또 읽고 기록하고 기록하고 기록해도 시간이 지나 또 다시 읽어보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좋아하는 영화는 극장에서 두번씩도 보는데 책이라고 못읽을 것 없지. 어린왕자와 호밀밭의 파수꾼은 내 특별히 보호하사 틈틈히 끼고 읽어줄것을 명하노라. 에헴~


"'길들인다'는 게 뭐야?"
"그건 사람들 사이에서는 잊혀진 것들인데..., '관계를 만든다'는 뜻이야."
"관계를 만든다고?"

"그래. 넌 나에게 아직은 다른 수많은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야.
그래서 난 네가 필요하지 않아.
나 또한 너에겐 평범한 한 마리 여우일 뿐이지.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되는 거야.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거고,
나도 너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유일한 존재가 되는거야."


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은 눈물을 흘릴 일이 생긴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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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북

2009/01/12 02:01 : review/book

스타일 북(style book)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지은이 서은영 (시공사,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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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교보에서 반값행사할때 표지가 예쁘다는 이유로 사두고서는 이제서야 읽은 책.
현직 스타일리스트 서은영과 모델 장윤주가 반씩반씩 글을 써서 만들어진 책이다. 개인적으로 서은영의 글보다는 장윤주의 글이 더 좋았다. 더 익숙한 사람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나는 가진것 하나 없으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있는 자들의 약간의 '척'에 혼자 괜시리 질투를 하면서 봤다. 책 자체는 아주 가볍게 볼수있는, 지인의 블로그에 놀러가 그의 글들을 살펴보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잘 모르는 패션 용어들이 구석구석에서 튀어나오긴했지만 일러스트와 사진이 첨부되어있어서 어렵게 보진않았다. 싼가격에 나의 단점을 커버해줄수있는 옷차림만을 하고있는 나에게 스타일리쉬한 여자가 되어보라며 소리치고 있는 느낌을 받아서 책을 덮고나서 괜시리 인터넷 쇼핑몰을 뒤적거렸다. 결국 장바구니에 담긴건 내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물품들 뿐이었다. 결국 스타일도 몸이 먼저 받쳐줘야 하는건가 하며 잠시 좌절을 했다. 입던대로 입을련다.

책에 적혀있는 패션계 사람들의 명언 중에 제일 인상깊었던 두개.

아무리 아름다운 드레스라도 남자들이 벗기고 싶어하지 않는 드레스는 의미가 없다.
-프랑수아즈 사강

모든 아름다움의 근본은 몸이다. -아제딘 알라이아


이 책이 나에게 남긴것은
검정색 브라, 알이 큰 선그라스, 파란색 줄무늬티, 치노 면바지, 색색별 컨버스
를 사고싶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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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보급판)
카테고리 인문
지은이 로렌 슬레이터 (에코의서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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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서적은 굉장히 오랜만에 읽는것이기에 읽는데 애를 좀 먹었다.
매일 뒹굴뒹굴하면서도 왜이렇게 책이 잘 안읽히던지.
기나긴 기간동안 붙잡고 있으면서 겨우 끝을 봤는데 읽다보니 어디선가 많이 본 내용이다.
예전 EBS에서 했던 다큐프라임에 나왔던 내용들이 앞부분에 실려있어서 반가운 지인을 만난듯이 물살을 타고 읽어내려갈수있었다. 첫장을 넘기기가 힘들어서 그랬지 읽고나니 다른 심리학책들도 읽어보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졌다. 조금 어렵긴하지만, 인간의 심리를 들여다본다는것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된다.

내가 행동하고 느끼는 부분중에서 바보같지만 멈출수없었던 행동들이 다 인간이기에 그렇다고 하니 조금은 안심이 되는 한편,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사람은 역시 아니구나 싶은 아쉬움도 남았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보통으로 살아가는게 제일 좋은것이지만.

그중 하나인 간헐적 보상에 따른 간헐적 강화에 대한 실험이야기는 고개를 주억거릴수밖에 없었다.

스키너는 쥐들을 지렛대를 누르면 음식이 나오는 통에 넣고 실험을 했다. 정기적으로 음식을 주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음식이 나오지 않고, 아주 가끔씩, 가령 40번을 누르거나 60번을 눌러야 음식이 나왔다. 직관적으로 보면 보상을 아무 때나 주거나 드물게 주면 좌절감이 생겨 행동이 소멸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스키너는 음식이라는 보상을 간헐적으로 줄 때 쥐들이 그 결과와 무관하게 지렛대를 계속 누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것은 마치 마약 중독자가 마약을 찾는 것과 같았다. 또한 그는 간헐적 보상이 일정한 간격으로 주어질 때와 일정하지 않은 간격으로 주어질 때가 어떻게 다른지를 실험한 결과, 보상이 비정기적으로 이루어질 때 행동이 소멸되기가 가장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로서 나 역시 왜 간혹 이기는 테트리스에서 벗어날 수 없는지, 간간히 들려오는 달콤한 말에 그간의 기다림을 망각하는지 알수있을것 같다.

또한 스킨십이 주는 편안함을 사랑의 본질적인 요소로 파악한 할로와 연구팀의 실험도 매우 인상적이어서 꼬깃꼬깃 접어서 기억해두고있다. 차차 써먹어 보려고. 이미 내가 실험대상이 된것도 같지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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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바바라 오코너 (다산책방,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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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는 내내 아프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안했다.
그 아무것도 안한 목록안에 책읽기도 잠시 쉬었다는걸 얼마전에 깨닫고는 무진장 반성중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어휘력이 많이 후달린다.
이제 다시 책을 들고 읽어내려가야 할때이다.

몇주전 공연을 기다리면서 시간이 남아 혼자 천사다방에서 제공하고 있는 책을 집어들고
가볍게 읽어내려가기 시작했었다. 쉽게 줄줄이 읽혀내려가고 점점 흥미진진해질때쯤
공연시간이 가까워져서 책을 덮고 나올수밖에 없었다.
결말부분만을 조금 남겨두고 나와서 아쉬웠었는데 며칠전 그 부분을 읽을 기회가 생겼었다.

그리하여 천사다방과 반디서점의 도움으로 독서를 끝낸 책이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되겠다.

어린애답지 않은 11살 여자아이 조지나가 집을 사기위해 벌이는 일생일대의(!) 개 납치극이다.
마구 웃을수 있는 상황이 아님에도 통통튀는 아이의 발상에 유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결말부분이 어찌될까 궁금해 하면서 읽었었는데, 순수한(!)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것이라 그런지 예상을 빗나가진 않았다. 하지만 그래서 더 흐뭇하게 지켜볼수 있었던것같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두 오빠님을 기다리면서 봤었기에 감상을 더 이상 이어가기 힘들 뿐이고;
새해에는 책도 많이읽고 다시 일본어 공부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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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성격을 바꿔보면 어때? 아침마다 간호사 엉덩이를 더듬는다거나."
"바보 같은 소리. 성희롱이라고 난리칠 게 뻔하지."
"그럼, 책상 서랍 속에다 장난감 뱀을 몰래 숨겨둔다거나."
"간호사 센터에서 항의할 텐데."
"그런 행동을 1년 동안 계속해봐. 그럼 주위에서도 포기해. 성격이란 건 기득권이야. 저놈은 어쩔 수 없다고 손들게 만들면 이기는 거지."
 다쓰로는 말없이 커피 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동의하진 않지만, 이해는 간다. 뻔뻔스러운 인간은 그 뻔뻔스러움을 주위 사람들에게 익숙해지게 만듦으로써, 점점 더 뻔뻔스럽게 변해간다. 이라부가 바로 그런 경우다. 학생 때 이라부는 방귀를 뀌어도 '아아, 이라부야'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분명 괜찮을 것이다. 그런 기분이 든다. 무너져버릴 것 같은 순간은 앞으로도 여러 번 겪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주위 사람이나 사물로부터 용기를 얻으면 된다. 모두들 그렇게 힘을 내고 살아간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심각한 일들에 비하면 작가의 고민 따위는 모래알 하나에 불과할 것이다. 사라진대도 상관없다. 바람에 날려가도 괜찮다. 그때그때 한순간만이라도 반짝일 수만 있다면.

영상물에만 심취해있던 가을의 나에게 반성한다.
얼마만에 읽은 책인지 모르겠다. 새로 사둔 책이 서점처럼 정갈하게 책꽂이에 꽂혀있었는데, 드디어 그 중 한권을 뽑아 읽어내렸다. 예전에 이라부가 나오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공중그네를 당연히 봤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착각이었다. 내가 읽었던건 인더풀이었다.

엉뚱하고 변태스러운 비호감의 닥터 이라부는 복잡한 문제들을 단순하게 해결해준다. 읽으면서 유쾌하기도 했고, 모든 상황을 간단하게 생각 할 수 있는 그가 부럽기도 했다. 정작 현실세계에 저런 의사가 있다면 절대 찾아가지 않을 듯 하지만. 그의 엉뚱함과 대범함을 조금 닮아서 복잡한 세상 단순하게 살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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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까말까 꽤 오래 망설이면서 대장앨범을 사는김에 함께 결제해버린 파리스톡허.
유희열 라디오에서 계속 선물로 흩뿌리고 있었기에, 또 그의 음악을 긧등으로라도
스쳐 들었었던 인연을 빌미로 괜시리 관심을 두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의 장르라 함은 소설, 인문학, 전공관련서적, 만화, 잡지등등이다.
여행과 인물에 관함 책은 이상하리만치 거부반응이 들어서 잘 안보게 된다.
일단 여행서적은 첫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내가 지금 이곳에서 이러고 있다는게
너무너무 싫어진다. 한없이 내 신세를 한탄하게 되는것이 싫어서 잘 안보게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도라의 상자같아서 서점에가면 꼭 한번씩 들춰보곤 하지만;

인물에 관한 책은 좋아하는 사람의 것이면 당연지사 춤을 추면서 읽겠지만,
싫어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안보는게 당연한것이고, 관심이 뜨끄미지근하다면
그 역시 손이 잘 가지 않는것이 사실이다.

고로 내가 이 책을 읽게 된것에는 '유희열의 라디오천국'의 공이 무한했다.

희열님이 늘 파리스토커라고 놀리던 ㅋㅋ 패리스톡~
이 책은 여행에 관한책은 절대 아니다. 내가 오해를 했었던거다. 구지 분류를 해본다면
여행관련쪽보다는 에세이에 가깝다. 혹은 수기?ㅋ

한때 외국행을 꿈꾸며 비자를 받고, 외국어를 공부하고, 그곳에서의 삶을 무한히 꿈꾸던
나로서는 실행해서 멋진 생활을 하고 있는 그가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외국에 나가서 혼자 삶을 이끌어간다는 건 오롯이 자기 자신만을 돌아볼수 있는 시간인듯 하다.
반쯤은 포기하고, 반쯤은 아무생각없이 살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
늦은나이에 유학을 결심하고 열심히 해나가고 있는 그의 모습이 조금은 힘이 된다.

불친절하고, 더러우며, 독립적인 멋쟁이 할머니들이 많고, 좋은 카페가 많은 파리에
나도 언젠가 날아가 한가로이 날아다니는 비둘기를 보며 커피를 마시고 싶다.

*덧 - 오자, 탈자가 너무 많은 책.ㅋㅋ 살짝 비어있는 이 느낌마저 인간적이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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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엔진

<뉴욕타임스> 북섹션의 칼럼니스트 로라 밀러가 얼마 전 흥미로운 문제를 제시했다. 소설문학의 새로운 '엔진'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녀의 주장에 의하면 지난 몇백년 동안 소설은 연애로부터 동력을 제공받아왔다는 것이다.

...(중략)

 로라 밀러는 이제 그 엔진의 수명이 다된 것이 아닌가 질문하고 있다. 이혼이 더이상 터부가 아닌 사회에서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 갇혀 고통받는다는게 잘 납득이 가질 않는 것이다.
 그럼 작가들은 왜 여전히, 아직도 이 낡은 엔진에 의지해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일까. 혹시 작가들에게 영감을 제공할 다른 엔진은 과연 없는 것일까? 로라 밀러는 그게 혹시 '직업' 혹은 '직장'이 아닐까, 라고 조심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소설속 직장은 배경일뿐이라는 내용 중략)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것은 어쩌면 작가들이 착시현상은 아닐까. 로라는 말한다. 많은 작가들이 부업(혹은 본업)을 따로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 진짜 일은 글쓰기이며 다른 일은 그저 글쓰기를 위한 하찮은 생계수단일 뿐이다. 그렇게 살다 보면 글쓰기(혹은 예술)는 휘황한 아우라에 둘러싸인 것처럼 느껴지는 반면 직장은 그저 단순한 업무만 반복하는 지옥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들의 꿈은 글만으로 먹고 사는 전업작가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은 다르다. 작가들이 생각과는 달리 그들의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은 직장을 사랑한다. 그러나 우리 작가들은 그곳을 잘 모른다. 그러니 우리의 주인공들은 소설이 시작하자마자 직장을 나오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의 주인공들을 직장에 머무르게 할 때인지도 모르겠다. 대신 작가들이 그 속으로 들어가야 하겠지만.




 서점에 들릴때마다 랄랄라 하우스를 사고싶어서 찾아봤지만 찾을수가 없었다. 결국 집에와서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받아보기까지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기다린만큼 보람차다.
책읽는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꼭 물어보는 질문이 어떤 작가를 좋아하느냐는 거다.
그럴때면 망설임없이 김영하와 폴오스터라고 말한다. (그뒤로 줄줄이 바나나라던가, 배수아라던가 말해버리고 있지만,) 처음 접했을때의 충격을 잊을수가 없어서 그 뒤로도 참 좋아하고 있다.

김영하님의 작품에는 뭔가 독특한 느낌이 있다. 보고싶지 않은, 들춰내고싶지 않은 부분을 건들여 이해할수 있는 언어로 표현한달까. 그래서 작가님의 이미지는 왠지 무서운 사람! 이었다.
소설이 아닌 그의 책을 본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생각해왔던 이미지와 같은 부분도 있었지만, 더더욱 인간적이고 귀여우신(ㅋㅋ)  면면이 있어서 새로운 모습을 들춰본것 같아서 즐거웠다.

 고양이와의 동거 이야기도 재미있었고, 끄적이신 짧은 글들도 즐거웠지만 제일 흥미있게 읽었던건 맨 마지막 챕터였던 '문학앞에서'였다. 그중 깊은 인상을 남긴 '소설의 엔진'이라는 글을 옮겨봤는데 전문을 옮기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나름 요약하며 옮겨보았다.

 어릴적 글쓰는 것을 업으로 삼고 싶었던 나는 지금은 어디에서 헤메이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생각이 많아져서인지, 너무 나 자신에게만 집중해서 인지, 이제는 평범한 일기를 글로 옮기는 것 조차 힘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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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의 '사랑해'는 사랑의 시작이고 여자의 '사랑해'는 사랑의 완성이라는 말이 있다.
남자는 이 여자면 되겠다 싶은 어느 선만 넘으면 사랑한다고 말하고, 여자는 이 남자가 아니면 안 되는 어느 선에 도달하면 비로소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이별은 어떨까? 남자의 '헤어져'는 이별의 시작이고, 여자의 '헤어져'는 이별의 완성일까? 아니면 그 반대? 남자의 '헤어져'가 이별의 완성이고, 여자의 '헤어져'는 이별의 시작일까? 살아있는 두 사람이 헤어지는 이유는 더이상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한 것은 사랑한 적조차 없다는 것을 깨닫거나, 도저히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경우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심한 경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어지지 않고 함께 가는 것이다.



 어른이 되면 다들 속물이 되는 줄 알았다. 매일 숫자놀음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속물들. 그들에게는 아파트 평수를 늘리고 자가용의 배기량을 늘리고 더 비싼 물건을 사는 것이 곧 행복의 척도이다. 얼마나 결혼을 잘했는가는 결혼 상대의 재산 정도로 가늠된다. 서로를 사랑해서 몇캐럿짜리 보석을 사주고, 배기량 몇천 시시의 세단을 뽑아준다. 어른이 되면 더이상 무형의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 그런 속물이 될지도 모른다고 경계했다. 그것도 아주 편리한 속물.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것은 세상에 없는 것이라 여기거나 있어도 아무 가치 없는 것으로 여기는 속물이 될까봐 두려웠다. 그런 속물들이 세상 어딘가에 정말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 친구들은 그런 속물들과 다르면서 같은 세상을 산다. 얼마나 오래 열심히 모으면 내 집을 갖게 될까. 보너스가 나오면 이번에는 전부터 사고 싶었던 물건을 사거나 여행을 가도 되지 않을까. 맛있고 저렴한 식당은 어디인가. 냉장고를 더 큰 것으로 바꾸어서 얻는 득과 실은 무얼까. 차는 이것보다 저것이 안전하지만 경제성을 따지면 이게 더 이득이지 않을까.
 내가 원하는 그곳에 다행히도 도착하게 된다면 나도 내 친구들처럼 소박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속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세상에는 당연히 해야 할 일과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일 같은 건 하지 않으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옳은 일이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내가 상처를 입었던 순간도 있었으니까. 그래도 그저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던 사람처럼, 아무일 없었던 것처럼 담담해져야 한다. 내 모든 지난 실패한 연애처럼.




 박주영의 신작,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
서점에 놀러갔다가 제목을 보고는 가던길을 뒤돌아 다시 책을 집어들었었다.
당시 나는 연애소설에 한창 꼿혀있었기 때문이다.
'백수생활백서'도 참 재미있게 봤었는데 이번 책 역시 가볍고 재밋게 읽을만 했다.
잡은지 반나절만에 후루룹 읽어버렸으니.

박주영.
그녀를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소설속 주인공들이 나와 너무 닮아있다.
(이건 백수생활백서를 읽은 엄마와 친구도 그렇다고 해줬다.)
왠지 만나면 이야기가 잘 통할것 같다. 허구의 인물을 만들어 낸거지만 결국 작가의 모습이
어느정도 투영되어 있지 않을까.

그렇다는건, 이렇게 대책없이 살고있는 나란 인간의 유형은 결국 소설속에서나 가능한것인가.
태생부터가 태평한것을 어찌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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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스무 살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떡국 몇 그릇 더 먹었다고 세상이 훼까닥 바뀔 리 있겠는가. 열일곱이나 스물이나 어디 가서 '여자애' 소리 듣기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소녀 시절도 살아보면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다. 원하면 돈 벌 껀수도 얼마든지 널렸고 급할 땐 좀 치사하지만 울어버리면 된다. 아저씨 시대보다, 할머니 시대보다 솔직히 짱 멋지지 않은가? 그 이름도 찬란한 소.녀.시.대!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와는 너무 다른 정이현 소설집.
그녀는 어린 소녀가 되기도 하고 미망인이 되기도 하며 동성애자가 되기도한다.
책을 읽기에도 짜증이 나는 무더운 날씨에 읽어 넘기기에 좋았다.
선물받은 책을 기꺼이 대여해준 홍성애 에디터에게 감사를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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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 들수록 점점, 아무리 친한 친구에게라도 내 깊은 속내를 쉬이 털어놓을 수 없게 되는 것을. 달팽이가 자꾸만 동그랗게 몸을 움츠리는 것이 달팽이의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혓바닥을 놀려 진심의 조각을 입 밖으로 밀어내는 순간. 진심은 진심이 아닌 것으로 변한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다만 의외의 곳에서 그 책임 없는 말들의 유령과 조우했을 때 받게 되는 고약한 느낌에 대하여 더듬더듬 기억할 수 있을 따름이다.


 우리들은 사랑에 대해 저마다 한 가지씩의 개인적 불문율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문제는, 자신의 규칙을 타인에게 적용하려 들 때 발생한다. 자신의 편협한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기준을, 타인에게 들이대고 단죄하는 일이 가능할까. 사랑에 대한 나의 은밀한 윤리감각이 타인의 윤리감각과 충돌할 때, 그것을 굳이 이해시키고 이해받을 필요가 있을까.



 갈수록 뼈저리게 느끼지만,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기가 세상에서 제일 힘들다. 결혼에 대한 환상은 없었다. 결혼이란 뜨겁게 사랑하는 남녀가 만나 둘만의 공간을 이루어 오순도순 아옹다옹 행복하게 사는 행위라고 단순하게 정의 내리기에는, 몰라도 좋을 여러 가지 것들을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 '나만은 다를 거야.' 낙관적 기대에 몸을 맡긴 채 무턱대고 풍덩 뛰어들기에 결혼의 강물은 너무 차고 깊어 보인다.
 그렇다고, 결혼 제도 밖에 영원히 머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점심시간이 아니라 2교시 쉬는 시간에 도시락을 까먹는 것이 그 학급 구성원들의 암묵적 규칙이라면, 나 역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떤 아이는 혼자 점심시간까지 기다려 독야청청 숟가락질을 하더라도 전혀 거리낌이 없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런 아이가 아니었다.


 나는 소비하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소비하는가.
 좋다. 살기 위해 소비한다고 치자. 그런데 카드 영수증과 교환한 물건들을 받아들어도, 인생을 탕진하고 있다는 불안감이 치미는 것은 왜일까?
 인생을 소모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관계란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 걸까? 그래서 사람들은 기꺼이 사랑에 몸을 던지나 보다. 순간의 충만함. 꽉 찬 것 같은 시간을 위하여. 그러나 사랑의 끝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안다. 소모하지 않는 삶을 위해 사랑을 택했지만, 반대로 시간이 지나 사랑이 깨지고 나면 삶이 가장 결정적인 방식으로 탕진되었음을 말이다. 이번 사랑에서는, 부디 나에게 그런 허망한 깨달음이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서른두 살. 가진 것도 없고, 이룬 것도 없다. 나를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고, 내가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 우울한 자유일까, 자유로운 우울일까. 나,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무엇이든?



드라마로 시작된 달콤한 나의 도시를 2화까지 보고는 결말이 궁금해져서 급히 책을 주문했다.
아무튼 나도 은근히 성격 급해주신다.
영상화 된 결과물을 먼저 접하고 원본을 나중에 봤음에도 꽤 재미나게 읽었다.
서른두살. 나도 멀지 않았다.
내 삶도 그녀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것 같으나.
과연 저런 남자들이 등장을 해줄런지는 의문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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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그

2008/06/27 04:08 : review/book

 사람들은 자기에게 보이는 것을 중심으로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다 어느 한순간 멈추고 돌아보니 그렇게 의식없이 보내버린 시간이 쌓여서 바로 자기 인생이 되었다는 걸 깨닫는다. 그때 그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뭐라고? 나는 좋은 인생이 오기를 바라고 이렇게 살아가고 잇는데, 아직 인생다운 인생을 살아보지도 못했는데, 그런데 내가 무턱대고 살아왔던 그것이 바로 내 인생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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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조금 겪고 수없이 본 바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잘생긴 남자는 예쁜 여자와 결혼하지 못한다. 이 또한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얘기지만 예쁜 여자들은 남자에게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남자에게 적극적인 쪽은, 예쁜 것에 대한 욕망은 있지만 자기가 그리 예쁘지 않기 때문에 자기 대신 잘생긴 남자를 좋아하게 돼 있는 보통 용모의 여자들이다. 그런 여자 중에는 욕망과 거기에서 생긴 성취동기 덕분에 공부를 잘하든 장사를 잘하든 간에 능력을 갖춘 여자들이 많고 자기가 원하는 게 뭔지 알고 있는 현실적인 여자들이 대부분이다. 잘생긴 남자들은 물론 여느 남자들처럼 예쁜 여자를 좋아하지만 뜸을 들이는 동안 적극적인 여자들이 치고 들어와 자기를 낚아채가는 데 대해 필사적으로 반항하진 않는다. 자기가 잘생겼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 그들은 숭배자를 내치는 법이 없다. 남자는 또 눈앞의 현실에 약하다. 순정을 바친 여자가 따로 있는데도 눈앞에 여자가 있으면 그 여자 역시 여자는 여자라는 게 남자의 생각이다. 잘생긴 남자가 자기를 향한 숭배와 그것이 제공하는 자기만족에 익숙해져 있을 때면 결혼절차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이걸로 일단 네이버에서의 이사는 끝.
들고 올 짐도 몇개 없다.
활활 불타올랐던 일이 거짓말 같이 느껴지는 모두 다 버릴수 있는 물건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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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으면 먹는 모습이 추해진다는 말이 있어. 어느 누가 추한 걸 자꾸 보려고
하겠니. 먹을 것을 뺏어야 할 때가 온 거지. 죽을 때가 된 거야. 사람이 정을
뗄 때도 그런다더라. 정이 식으면 먹는 모습이 제일 보기 싫어진단다. 먹을 것
을 뺏고 싶은 심정, 그거 죽으라는 소리 아니겠냐. 먹는 것만큼 치사한 것도
없어. 좋아지는 마음도 다 먹을 때에 생겨나고 살가운 정도 한밥상에서 나오
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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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개미는 다른 집단의 개미를 먹고 대왕뱀 역시 다른 뱀을 잡아먹지요. 황
소상어는 작은 상어를 먹고 뱀상어나 귀상어류도 잔인한 방법으로 동료들을
잡아먹구요. 무슨 뜻이냐구요? 같은 종이나 같은 집단의 구성원들이 서로를
동료로 보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상황이 다양화의 완성 단계라는 거죠. 자연계
에서 살아남는 강자가 되려면 같은 종, 즉 친구마저도 타인으로 보아야 한다.
심지어 잡아먹을 수 있을 정도로...... 조금 으스스하죠? 냉혹하고 또 비극적으
로 들리겠지만 어차피 삶이란 살아남기 위한 개체의 전략적 본능에 지나지 않
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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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이 그다지 놀랍지 않게 생각된 것이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요즘은 무슨
사건이 일어나든 언젠가 겪어본 일처럼 여겨진다. 뉴스도 그렇고 주변의 살아가
는 이야기도 다 그런 식이다. 회사일 역시 마찬가지여서 업무를 처리하는 데에
별로 무리할 일이 없다. 잘되든 안되든 결과 또한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일뿐 아니라 사람도 그렇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해도 살아오면서 만난 적있
는 비슷한 누군가와 얼굴이 겹쳐지게 마련이고, 그러면서 사람을 판단하는 일이
쉬워졌다. 세상 사는 일에 익숙해진다는 것이 어쩌면 틀을 갖는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일종의 삶의 매뉴얼 말이다. 아무리 복잡한 일도 틀에 집어넣으면 단순
해져버린다. 시간도 마찬가지여서 날짜와 빈칸만으로 이루어진 새 플래너수첩을
펼쳤을 때는 내 앞에 많은 미지의 시간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몇개의
스케줄을 적어넣으면 그것은 조각조각 나뉘고 그다음부터는 익히 아는 일상의
시간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것을 경륜이라고 좋게 보든 보수화되었다고 비난
하든 상관없다. 분명한 것은 세상일이 놀랍지 않게 생각되면서 동시에 어느정도
무기력해진다는 사실이다.
 

 내 삶의 많은 부분은 이미 결정돼버렸다. 회사든 가정이든 이제 내 인생에 변수는
거의 없다. 파산이나 이혼이 결코 일어나지 않는 다는 뜻이 아니라 그런 일이 생겨
도 나라는 사람이 크게 변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이다. 더이상 다른 사람이 될 수
없을 바에야 모험심과 열정 따위는 필요없게 되며 따라서 현상유지 이상의 에너지
가 분비되지 않는다. 어느정도 정점에 이른 사람은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지 몰라
도 더이상 자신의 속에서 미지와 신비를 끌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두려움도 없지만
설렘 또한 없다. 행복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또한 행복한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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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생활백서

2008/06/27 04:02 : review/book

십 대도 아니면서 여전히 십 대의 정서로 살아가는 치기가 두렵고 우습다.
그 치기가 사실은 엄청난 열등감의 다른 모습임을 나는 안다. 나는 내가
제대로 하지 못할 일은 시작하지도 않는다. 즐겁고 행복한 일이 아니라면
집착하고 싶지 않다. 좋아하지도 않는 것에 열광하는 척하면서 인생을 낭
비할 수 는 없다.

 가끔 생각한다. 어쩌면 무언가에 사로잡혔던 그때의 내가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고. 열광이 사라진 후 남는 공허보다는. 그래서 가끔 생각해 본다.
열일곱 시절부터 내가 열광해 온 것이 여전히 살아남아 있는지. 서너 개쯤.
나쁘지 않다. 그래,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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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의 남자가 야구에 미쳤다면 나는 책에 미쳤다.
그럴 때의 '미치다'는 사전적으로는 '어떤 일에 지나칠 정도로 푹 빠지다.'로
풀이된다. 미칠만큼 열중할 무언가가 있다는 건 꽤 괜찮은 일이다. 어떤 한
가지에 지나치게 열중하다 보면 다른 일들은 모두 조금씩 사소해진다. 이를
테면 밥 한 끼 거르는 일은 대수롭지도 않고 남의 비난 따위도 우스워진다
는 얘기다.

 그러나 그렇게 미치는 것만으로 인생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가. 그냥 그렇게 살면 되는 거지. 지나칠 정도
로 푹 빠지다 보면 다른 건 망각하게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망각
은 미친 사람만이 가지는 탁월한 능력이다. 이 어처구니없는 낙천주의가
가장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나를 살아 있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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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스물세 살이 되면 뭔가가 되어 있을 줄 알았어.

     네가 스물세 살까지 되어야 할 것은 너 자신이야.

     난 내가 누군지도 정말 모르겠는걸.

     하지만 난 네가 누구인지 잘 알아.


내게도 내가 모르는 나에게 '네가 누구인지 잘 알아.'라고 말해 줄 누군가
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다.
스물세살 때도, 지금도 내가 되고 싶은 것은 언제나 나 자신이었다.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는 나 자신이 되어 있을 것이다. 결국은 그렇게 되고야 말겠다.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는 좋아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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